2박 3일 친구와 함께한 홍콩 여행 리뷰
2박 3일 친구와 함께한 홍콩 여행 리뷰
친구와 2박 3일간 홍콩을 돌아다니다 왔습니다.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신 홍콩에 여행가지 않을 것 같아요.. 너무 힘들고 지쳤습니다. 해외여행 가면서 2박 3일같이 단기여행 가본 적 한 번도 없어서 가기 전에 고민이 많았어요. 좀 짧아서 많이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, 3일 있는 동안 매 순간 집에 가고 싶어서 속으로 앓았네요. 제가 친구 꼬셔서 간 건데, 친구도 겉으로 말을 못 해서 그렇지 속으론 저 원망했을 거예요. 5년 만에 떠난 해외여행을 망작으로 만들어놔서.. 대신 쇼핑하러 가는 거면 진짜 좋은 곳이 홍콩일 것 같아요. 발길 닿는 곳마다 쇼핑몰이 엄청나게 많았으니까요. 일단 이스타항공을 이용했는데, 티웨이 타고 대만 갈 때는 간소하게? 요구르트랑 바나나 같은 간식이라도 주던데 이스타는 대만보다 좀 더 먼 홍콩 가는데도 아무것도 없더라고요. 주스 2잔 마신 게 전부였습니다. 공항 열차는 조금 비쌌지만 빨라서 좋았고 가는 길엔 중국 어린이가 너무 시끄럽게 해서 진짜 거슬렸어요. 숙소는 코즈웨이 베이 역 근처 kingston inn을 예약했는데요. 일단 예약하고 포홍 카페 내에서 검색해봤는데 후기가 없더라고요. 좀 걱정됐는데 저는 뭐 최악인 호스텔도 몇 번 경험해봐서 그냥 갔습니다. 호스텔 월드 후기 중에 같은 건물에서 kingston(4층)이랑 hongkong hostel이랑 budget hostel을 함께 운영 중이라서 임의대로 방을 배정한다는 후기가 있더라고요. 근데 정말 그렇게 하더군요. 좀 짜증 났어요. 뭐라고 하고 싶었는데 스탭이 영어를 못하더라고요.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 막막했어요. 홍콩이 영국 식민 지였던 게 맞나 싶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. 대만에서는 아줌마들도 영어를 하시던데 말이죠. 아무튼 결국 방은 budget hostel로 받은 것 같아요. 3층에 있는 호스텔 방이었고 (사실 3층이랑 2층 호스텔 이름이 매치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요) mixed room으로 예약했는데요, 저는 그런 거 크게 상관없었는데, 혹시 예민하신 분이라면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. 위생상태도 솔직히 좋은 편은 아니었고(바닥에 먼지들이 많았어요ㅠ) 조명이 너무 약했어요. 그 정도 빼면 뭐 그럭저럭 지낼 만 하긴 했어요. 친구는 별로 안 좋아했지만 빌딩 겉모습은 화려한 편이라 조금 기대했는데 속은 기대 이하로 별로였습니다. 코즈 베이웨이는 쇼핑몰이 정말 많더라고요. 너무 헷갈렸어요. 3일 차 되던 날 아침에서야 좀 익숙해져서 막 돌아다녔고 홍콩 지하철역 출구 너무 많아서 진짜 헷갈림의 연속이었습니다. 가뜩이나 지도도 잘 못 보는데 헤매고 다니느라 더 진 빠진 듯합니다. pccw인가 이 와이파이 카드는 24시간 권 샀는데 안되는데도 많고 자꾸 로그인 다시 하라고 떠서 귀찮았는데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. 쓸만했던 것 같아요. 일몰 즈음해서 침사추이 갔었는데 일몰 보는 것도 예뻤어요. 그리고 스타의 거리 구경하고 했습니다. 근데 솔직히 홍콩 영화 잘 안 보고 살아왔어서 성룡, 유덕화, 주윤발, 이소룡, 장국영 말고는 누군지 다 몰라 별로 감흥이 없더라고요. 거기서 심포니 오브 라이츠도 봤는데, 이것도 그냥 그냥 그랬어요. 개인적으로는 딱히 우와- 할만하진 않았어요. 침사추이 시계탑 근처 허류 산에서 망고 주스 마셨는데 생각보다 밍밍한 느낌이었습니다. 하버시티 쇼핑몰 갔는데 너무 헷갈리더라고요. 어떻게 다녀야 할지 몰라서 엄청 돌았습니다.
둘째 날 여행 - 금강산도 식후경
둘째 날은 코즈웨이베이 근처 쇼핑몰 구경 좀 하고 트램 타고 셩완에서부터 돌아다녔어요. 트램 탄 게 홍콩 여행 중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. 토론토나 이스탄불에서도 트램 많이 타봤는데 2층 트램은 처음 봐서 재밌었고 가격도 싸서 좋았고요. 저녁에 6시 반? 7시쯤 빅토리아 피크 피크트램 타려고 갔는데 다들 그 시간대에 가려는지 줄이 엄청 길더라고요. 한국 여행객들도 많았어요. 오래 기다리면 당연히 지치고 힘든데, 뒤에 계신 남자분이 자꾸 욕해서 진짜 싫었어요. 욕 안 해도 충분히 힘든 거 이해하는데 말의 시작과 끝을 욕으로 하시니.. 참 그 긴 시간이 더 짜증이 나더라고요. 욕하고 싶으면 혼잣말로 하던가 친구들끼리만 하던가 하면 좋은데 너무 크게 말하셔 가지고 힘들었습니다. 피크 올라갔는데 바람 너무 불어서 힘들었고 친구는 구경할 생각도 안 하더라고요. 바람 때문에 춥기도 했습니다. 피크가 실 땐 옷 따뜻하게 준비해 가세요. 그리고 진짜 홍콩을 최악의 여행지로 꼽게 한 대망의 사건이 발생합니다. 감흥도 없고 너무 춥고 해서 내려가려고 줄을 섰는데, 내려가는 줄도 어마어마하게 길었어요. 역시나 야외 줄이 엄청 길어서 오랜 시간을 또 기다리는데요. 중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슬쩍슬쩍 끼어들기 절어요. 제가 친구랑 둘이서 섰는데, 제가 그냥 몇 번 끼어드는 거 그냥 있었더니 친구와 저 사이에 30명은 들어온 듯합니다. 아무튼 기분도 다운되고 춥고 그런 상태에서 거의 개찰구까지 왔는데 건물 안쪽과 야외의 경계쯤에서 새치기 때문에 싸움 터졌거든요. 중국인들끼리 소리 지르고 막 줄 끊어서 안으로 들어오고 애들은 울고, 우는 애 안고 자기 가족들 부르고 완전 난장판을 겪었습니다. 내려온 게 9시 넘었을 땐데 이때는 트램 타려는 사람이 없더라고요. 차라리 9시 넘어서 여유롭게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. 줄 너무 오래 기다리는 거에 비해서 야경은 그만큼의 가치를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. 마지막 날은 이스타항공이 1시 10분 출발이라 11시 반까지 공항 가느라고 10시 반까지만 다니기로 했는데, 사사나 봉주르 등등 대부분의 상점이 10시 혹은 그 이후에 열어서 제대로 이용 못했습니다. 그리고 전 차찬탱이나 허류 산 같은 데서 합석해서 먹는 거 홍콩만의 문화?라고 생각해서 재밌었는데 친구는 차도 맘껏 못 마시겠다고 싫어했어요. 맛집 다 섭렵하려 했는데 돌아다니다 피곤하고 해서 그냥 보이는 데로 갔었고 나짱? 나짱? 타임스퀘어점 갔는데 쌀국수 괜찮았어요. bo luc lac 이 먹고 싶었는데 메뉴에 없었고 대신 소프트쉘 크랩 롤 시켰는데 책에서 맛이 환상적이라고 했는데, 근데 라이스페이퍼끼리 붙고 크랩에선 비린내 나고 그랬습니다. 타이청 에그타르트에서도 약간 비린내 나요. 맛은 좋은데.
마지막 날 여행
마지막 날 9시에 미도 카페 갈려고 야우마테이 갔는데 안 열었더라고요. 책엔 8시? 8시 반에 연다고 쓰여있던데 그래서 어디 갈까 하다가 예전에 상하이에서 정말 맛나게 먹었던 아지센 라멘 있길래 모닝 라면 먹었어요. 4000원도 안 하는 가격에 샌드위치, 차, 라면까지 나와서 좋았어요. 기껏 시간 들여 돈 들여 간 여행인데 크게 좋은 기억으론 남지 않아서 아쉽지만 그 와중에 좋았던 점 같은 건 아침메뉴가 저렴해서 좋았고 종종 만난 홍콩인들이 친절했고 2층 트램 신선했습니다.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주변 골목 다니는 거 재밌었고 그랬습니다. 홍콩의 매력에 빠져서 또 가고 하시는 분들도 많을 테지만, 저는 이렇게 다녀왔다는 걸 글로 남겨봅니다. 다른 분들은 즐거운 여행을 하고 오시기를 바라면서 글 마무리합니다.